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밈코인’과 ‘알트코인’으로 번지고 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 밈·알트코인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금융당국도 시장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밈코인이란 인터넷 상의 농담 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가상화폐로 특별한 목표나 기술력 없이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인을 말한다.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인 밈코인이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코인을 의미한다.
26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5일(한국시간) 오후 7시4분 기준 도지코인은 한 달 전 대비 208.32% 오른 603원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밈코인인 페페(PEPE)와 시바이누(SHIB)는 각각 109.12%, 47.69% 뛴 0.0285원, 0.0364원에 거래됐다.
대표 알트코인인 리플(XRP)도 181.47% 상승한 2107원에 안착했다. 리플에서 분리된 가상화폐인 스텔라루멘은 760원으로 441.94%까지 급등했다. 이외에도 솔라나(SOL) 46.49%, 카르다노(ADA) 202.12%, 폴카닷(DOT) 121% 등 다수 알트코인들이 두 자릿수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리플과 도지코인의 경우 최근 24시간 기준 거래대금이 비트코인을 넘어선 상태다.
밈코인 등 알트코인의 최근 상승세는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정책 수혜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코인 반대론자로 평가되는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고, 가상화폐 관련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겐슬러는 SEC 위원장은 리플이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리플을 연방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은 ‘미등록 증권’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20억달러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투자업계에서는 트럼프의 디지털자산 공약 수혜를 비트코인 보다 알트코인 더 많이 받을 것으로 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트코인은 규제 리스크로 제약이 컸으나 트럼프 당선으로 사업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밈코인을 필두로 한 알트코인 투자 시 극심한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변동성이 비트코인 대비 높은 만큼, 하락 국면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낙폭을 보일 수 있어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밈코인들의 가격이 합리적인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알트코인들 가운데 상승 요인을 판단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경우가 굉장히 흔하게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 관련해 대표적인 가상화폐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경우 미국의 정책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면서도 “반면 나머지 가상화폐들이 실질적으로 장기적인 지속성 보유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고려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연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감시 시스템 및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 조치가 현장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좀 더 효과적인 조치를 도입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