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주요 방산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무기 수요 급증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일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그룹(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4개 기업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10억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순위로 보면 한화가 전년보다 18단계 뛴 24위에 자리했으며, KAI 56위, LIG넥스원 76위, 현대로템 87위 등 4개 기업 모두 세계 100대 방산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전년에는 현대로템을 제외한 3곳이었다.
특히 SIPRI 집계 기준, 한국 기업은 러시아(40%↑)에 이어 매출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또, 4개 기업 합산 매출은 100대 기업에 포함된 일본 업체 5곳의 합산 매출(100억달러)도 추월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의 무기 매출이 급증한 것은 역내 위협 확대에 따른 군비증강의 큰 그림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럽 내 수요를 비롯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100대 기업 중 한국 업체들의 매출 점유율은 1.7%로, 독일과 함께 세계 8위권 수준이다.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지난해 세계 방산 시장의 몸집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세계 100대 기업의 무기 및 군사 관련 서비스 판매 매출은 지난해 6320억달러(약 887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약 50%를 차지했으며,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미국 업체는 총 41곳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계 최대 방산기업인 1위 록히드마틴과 2위 RTX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6%,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록히드마틴, RTX와 같이 다양한 무기를 제조하는 대형 기업은 종종 복잡한 공급망에 의존하는 탓에 지난해 이들 기업이 공급망 문제에 취약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항공·미사일 부문에서 영향이 나타났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