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해외 발주처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시장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
건설업계가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 사태가 해외건설 사업에 충격을 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10시27분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환율은 한 때 143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한 상태를 보였다. 2022년 10월 달러 초강세 영향으로 환율이 1430원을 넘은 후 처음이다.
건설업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자금의 국외 유출이 국내 조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환율 상승은 철근, 콘크리트 등 건자재 가격의 상승을 유발해 공사비 갈등 우려를 키운다. 비상계엄령이 6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건설업계는 한 숨 돌린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 요구를 수용해 4일 새벽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계엄 상황이 장기화했으면 전반적인 국가 신뢰도 등에 큰 타격을 입었을 수 있지만 단발성으로 끝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귀위원은 “기업 외환 송금 제한이나 민간인 해외 출입국 제한 등이 있었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경제 상황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외적인 국가 신인도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외의 경우 발주처가 시차가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영향을 파악하긴 어렵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B 건설사 관계자도 “계엄령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건설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미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 대출규제, 미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부동산 시장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계엄 사태로 국내 정치계 불확실성도 더해지며 부동산 시장 회복은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반기 금리가 내리고 불확실성 제거돼야 시장 회복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