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성리학자 4명의 족적이 담긴 산책로를 추천한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올 겨울 걷기 좋은 인문학 산책로 ‘고려 사은길’을 소개했다.
사은(四隱)은 영덕의 목은(牧隱) 이색, 영천의 포은(圃隱) 정몽주, 성주의 도은(陶隱) 이숭인, 구미의 야은(冶隱) 길재를 말한다.

영덕 목은 사색의 길
영덕 블루로드 C코스는 ‘목은 사색의 길’로 불린다.
축산항에서 시작해 고래불해변까지 이어지는 17.5km 구간은 숲길과 바닷길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코스 중간 지점에 위치한 괴시리 전통마을은 목은 이색(1328~1396년)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쉰다.
괴시마을 인근 상대산 관어대에도 그와 이언적, 김종직 등 당대 문장가 30여명이 작품 42편을 남겼다.

영천·포항 해파랑길 16코스
영천과 포항 일대에는 포은 정몽주(1337~1392년) 선생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영천 임고면에는 선생의 학문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창건된 임고서원이 있다.
서원 옆 포은유물관에선 선생의 일대기와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있다.
포항도 선생과 인연이 깊다. 경북 동해안 유일의 사액서원인 오천서원(창건 1588년)에는 선생의 단심가가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인근 해파랑길 16코스는 흥환보건소~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도구해변~송도해변에 이르는 19km 구간이다.

성주 가야산 선비산수길
가야산 국립공원은 경북 성주군, 경남 합천·거창군과 걸쳐 있다.
총면족 77.074㎢에 달하는 이 곳은 해발 1430m의 상왕봉을 중심으로 1000m 이상의 산지들이 연봉을 이루고 있다.
겨울에 아름다운 가야산은 옥양봉, 석문봉, 가야봉 등 정상 부근에서 눈꽃 왕국 같은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가야산 선비산수길 2코스인 ‘에움길’을 따라 걸으면 도은 이숭인(1347~1392년) 선생이 유배 시절 후학 양성을 위해 세운 청휘당을 만날 수 있다.
인근 도은기념관에선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구미 금오산 올레길
구미 금오산은 야은 길재(1353~1419년) 선생이 은거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1호 도립공원인 금오산은 2016년 조성된 올레길(2.43km)을 따라 걸으며 구경하면 좋다.
금오산 도립공원 내에 자리한 야은역사체험관에선 선생의 사상과 학문을 되짚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채미정, 경모당, 구인재 등 선생과 관련된 다양한 유적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