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문화예술 공간 포도뮤지엄(총괄디렉터 김희영)이 아시아 예술가의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기획 전시를 마련했다.
포도뮤지엄은 오는 14일 프로젝트 ‘아카인포도(ACA in PODO)’의 두 번째 기획 전시 ‘아카인포도 Ⅱ’를 개막한다고 밝혔다. ACA는 ‘아시안 콘템포러리 아트’의 줄임말이다.
아카인포도는 포도뮤지엄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 기획이다. 아시아 지역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예술적 교류를 통해 새로운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주제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카인포도 1차 기획전에서는 강서경 작가가 본인의 할머니를 회상하며 이를 전통적인 직조와 조형으로 표현한 <그랜드마더타워 #23-02>와 <좁은 초원 #19-10>, 심지를 태우는 동안 빛을 발하는 촛불을 사람의 생애에 빗댄 김지영 작가의 회화 <붉은 시간>과 <붉은 시간을 위한 드로잉> 연작 등 국내 작가 2인의 작품 9점이 전시됐다.
포도뮤지엄은 오는 2025년 3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아카인포도 Ⅱ 기획전을 통해 ‘시간’과 ’기억’에 대한 아시아 예술가 3인의 다양한 사유와 탐구를 다룬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는 히로시 스기모토, 히라키 사와, 정보영 등 아시아 지역 작가 3인이 참여했다.
지난 1976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곳곳의 시네마 극장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작품 ‘극장’ 연작으로 유명한 히로시 스기모토는 지난 1948년 일본 태생의 사진작가다. 50년 넘게 꾸준히 연작을 발표하며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과 빛의 무한성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78년작인
익숙한 공간에 이질적 요소를 더하는 시도를 통해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영상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 작가 히라키 사와의 작품도 전시된다. 일상적 공간을 촬영한 정지된 화면에 부분적으로 움직이는 영상을 합성한 섬세한 애니메이션 작업을 통해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2010년작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회화적으로 깊이 연구하여 오일페인트로 화폭에 시간을 담아내는 정보영(1973~) 작가는 <어떤 조망>(2014), <블루 아워>(2023) 등 새벽부터 저녁까지 매 순간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빛의 순간을 영원한 한 폭의 장면으로 포착한 유화 작품 아홉 점을 출품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SK가 직접 후원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도뮤지엄은 SK의 100% 자회사 ‘휘찬’에서 운영하는 예술 공간이다. SK는 지난 10월 CEO 직속 조직인 브랜드관리담당 내에 조직을 신설하고, 브랜드 가치 제고 관점에서 SK가 보유한 SK고택, 선혜원, 포도뮤지엄 등 그룹의 헤리티지 자산을 활용한 문화 예술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도뮤지엄은 제주 안덕면 일대 약 2700㎡ 크기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스토리텔링 형식의 전시를 통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춤 흥미로운 전시를 전개해 왔다. 현재까지 총 세 차례에 걸친 기획 전시를 통해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 가운데 주제를 선정,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나누고 타인의 입장에서 공감해 보자는 취지의 전시를 선보여 왔다.
포도뮤지엄은 지난 2021년 4월 첫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으로 군중심리에 선동이 가미되었을 때 탄생하는 혐오라는 감정의 해악성을 주제로 한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듬해 7월 두 번째 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통해서는 이주민과 소수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제안하는 시도를 이어갔다.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세 번째 전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은 노화에 따른 인지저하증을 매개로 기억과 정체성 사이의 관계를 예술적인 시선으로 탐구하고 노년의 삶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포도뮤지엄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기획전과 활발한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전시가 자연, 문화, 사회, 개인을 서로 연결하는 예술적 대화이자 창작의 자유와 협업의 기회를 잇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