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더불어민주당이 의료대란 해소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처음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은 뒤 내놓은 성과다. 양측은 빠른 시일 내 전공의, 의대생, 의대 학장, 정부 부처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의정갈등 해결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1시간20여분 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에서는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의료계에서는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참석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의료계와 정치권이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주민 위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의 부작용이 매우 크고, 의료현장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라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실상 제대로 된 의대교육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양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빠른 시일 내 의대생, 전공의, 의대 학장, 정부 부처, 국회 등이 참석하는 공개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교육부와 복지부 장관 출석이 가능한지 타진을 해보겠다”면서 “출석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지혜를 모아보는 토론회를 기획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은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단 등 의료계 측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박주민 위원장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의대 교육이 어려워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완벽하게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백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열어놓고 생각하자는 단계”라며 “합의된 건 (아직까지) 없다”고 답했다.
의료계는 정치권과의 소통을 재개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의학교육과 의료대란 위기 대해 같이 논의한 그 과정 자체가 큰 의미”라며 “앞으로 같이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그간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저희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저희 입장을 전달하는 소통 창구가 있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