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커뮤니티 참사 유족 조롱 파문…경찰 “신고 접수 시 수사 착수”

의사 커뮤니티 참사 유족 조롱 파문…경찰 “신고 접수 시 수사 착수”

기사승인 2025-01-02 17:03:15
지난달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의사나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의사 커뮤니티 끔찍한 인기글’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메디스태프’라는 의사 혹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을 공유하며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아래의 기사를 캡처해 게시글을 올리고 조롱하는 중”이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제주항공 참사로 모친을 잃은 한 의대생이 고인의 뜻에 따라 공항에 마련된 구호 텐트에서 오는 9일 예정된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게시글에 메디스태프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역시 감귤 존경스럽다”,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네”,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아니겠냐” 등의 댓글을 남겼다. 작성자에 따르면 ‘감귤’은 휴학이나 파업 등의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뜻을 가졌다. 일부 댓글엔 “이건 좀 아니다”, “악마냐. 사람이 죽었는데 조롱하고 있네”라며 만류하는 반응도 있었다.

이를 폭로한 작성자는 “타 커뮤니티에서 논란된 내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끔찍한 워딩을 사용한다”며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내부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 저런 인간들이 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 제발 널리 퍼트려서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이트는 비공개라 접근하지 못했다”면서 “해당 게시글에 대한 신고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남경찰청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작성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족 등에 대한 악성 게시물 4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악성 게시물의 작성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즉시 모욕 혐의로 입건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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