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첫 후보자 정책 토론회가 4일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6명이 참석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이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자의 공통 질문, 개별 질문, 정책 검증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김용주 전 사무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 회장에 “공정성과 신뢰성을 말했는데, 지난 8년 동안 체육계가 겪은 난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회장은 준비해온 자료를 보이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의혹”이라며 “경찰과 검찰 조사를 다 받았고,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부정채용, 금품수수 등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 체육회 운영 방향에 대한 정책 발표가 이어졌다. 이 회장은 “온전한 자치를 이루려면 12개 부처 등에 산재된 정책을 국가스포츠위원회를 설립해 원시스템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독립, 최적화, 협력을 국가스포츠위원회를 통해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체육회 예산이 늘어도 현장이 어려운 것은 정부 간섭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체육청 설립을 내세웠다. 그는 “관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행정과 재정은 체육청이 하고 실무는 체육회가 하면 된다”며 “체육계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은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며 “K스포츠 콘텐츠로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으로 돈을 벌 듯 체육회도 전국체전 등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며 “선수촌 등 체육회 자산을 활용해 수익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그는 “회장이 일하면 독선이 된다”며 “회장은 전략을 짜고 뒷받침하면 된다. 경영인으로서 체육회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체육인공제회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서울시 관내 구체육회 중에도 지도자 임금제를 호봉제로 전환한 곳이 있다”며 “새해 25개 구 모두 호봉제로 바뀌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도 회장에 쏠린 권력을 분산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 거수 표결,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에 미치는 회장 영향력부터 사라져야 한다”며 “대한체육회 적폐 청산이 최고 공약”이라고 했다. 이어 “지도자 처우 개선과 생계 보장은 선거권을 확대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며 대한체육회 선거인단을 2만3000명으로 늘리고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에 투표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강 명예교수는 정치적 독립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체육진흥법을 고쳐 지방체육회가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독립적으로 확보하겠다”며 “현장 목소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육회의 모든 회의록, 공모사업 결과 등을 공개함으로써 회장 전횡이 없어지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2차 토론회는 10일로 예정돼있다. 후보 6명 전원 동의가 있어야 진행된다. 다만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 2차 토론회 관련 찬반 의사 취합 결과, 일부가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선거는 14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