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18,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종구(74) 전 의원이 ‘대한바둑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마추어 바둑계를 이끄는 대한바둑협회 회장 자리를 놓고 정봉수(55) 현 회장, 하근율(63) 전 경상북도바둑협회장 등 세 명의 후보가 선거를 치른다.
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3선 의원 출신의 이종구 전 의원이 아마바둑계 사령탑인 대한바둑협회 회장 선거에 깜짝 출마했다. 이 전 의원은 오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진행되는 제10대 대한바둑협회 회장 선거에 전격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의원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대한바둑협회 이사를 12년간 했고, 한국기원 이사도 10년 이상 했다”면서 “조건호 초대·2대 대한바둑협회장이 수년 전부터 회장 선거 출마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은 “대한바둑협회 회장을 디딤돌로 해서 뭘 하려는 것도 아니고 봉사를 하려고 한다”면서 “바둑협회를 조금 더 투명하게 하고 지역 바둑협회를 단단하게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제17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재정경제부(現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예산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9대 대한바둑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돼 현재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정봉수 현 회장 역시 연임 도전에 나선다. 정 회장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바둑이 AI시대에 발 맞춰야 한다”면서 “챗GPT가 나온 지금, 오히려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 회장은 “바둑인들을 ‘원팀’으로 만들 수 있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젊은 역동적인 패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10월 취임한 정 회장은 쿠키뉴스 단독 보도([단독] 21억에서 0원으로…바둑 예산 전액 삭감)로 알려진 ‘바둑 예산 전액 삭감’ 국면에서 세종시 기재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예산 복구를 위해 힘쓴 바 있다.
안동시바둑협회장과 경상북도바둑협회장을 역임한 하근율 후보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바둑계 발전을 위해 서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 전 경북바둑협회장은 지난 2022년 한국기원 이사를 맡았고 같은 해 열린 제5회 바둑의날 행사에서 대한체육회 회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핵심 공약 4가지를 발표한 하 전 회장은 17개 시도바둑협회와 4개 직능단체 예산 지원, 동호인 육성 지원, 바둑 일자리 창출, KBF바둑리그 메인 스폰서 유치 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