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출연료 3억?”…‘오겜2’ 이서환의 달라진 시야 [쿠키인터뷰]

“이제부터 출연료 3억?”…‘오겜2’ 이서환의 달라진 시야 [쿠키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 배우 이서환 인터뷰

기사승인 2025-01-06 17:52:52

“회당 출연료 3억이요? 그렇게 받았으면 정말 좋았겠네요. 원래 작품에 참여하기로 하고 역할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뭐 해주세요’ 하세요. 이제부터 3억이겠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 속 정배는 실존인물이었다. 유쾌한 너스레, 인간적인 면모, 그리고 귀여운 구석까지, 극 중 기훈(이정재)의 친구 정배를 연기한 이서환은 맡은 캐릭터와 똑 닮아 있었다.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즌1이 잘될지 몰랐다”며 “아내가 ‘오징어 게임’이라는 제목을 보더니 ‘이제 이런 것도 하는구나’ 했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예상치 못한 시즌1 성공에 이어 시즌2 주연 합류까지, 놀라움의 연속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등 인지도가 상당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 최대 수혜자’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2’ 촬영일이 확정되고 다른 작품을 하기 힘들었어요. 왔다 갔다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기훈이랑 계속 같이 붙잖아요. 사실 조단역은 작품 수가 많아야 먹고 살거든요. 그래서 재작년은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지난해 촬영이 끝나고 나서 부랴부랴 작품에 들어갔죠.”

녹록지 않은 시간을 거쳤지만, 작품 공개 이후 보람차고도 남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출연자 몇몇의 연기에 힘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서환의 캐릭터 소화력만큼은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저 사람 연기 못한다. 저렇게 일반인처럼 한다고?’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저는 하던 일을 한 거예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뭘 하려고 하지 말자’, ‘보고 싶은 걸 하자’ 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건 없어요.”


황동혁 감독은 캐릭터 표현을 배우의 자율에 맡겼다. 다만 딱 하나 요구사항은 있었다. “정배가 귀여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야 시청자분들이 몰입하고, 몰입이 돼야 죽었을 때 임팩트가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 귀여워 달라니, 20대 때도 못 들었던 얘긴데. 그래도 감독님이 저한테 귀염상이 있다고 하셨어요. 최대한 (이 이미지를) 써먹고 싶네요.”

은근히 사랑스러운 정배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냈지만 ‘해병대 출신’이라는 설정에서 비롯된 아쉬운 지점도 나왔다. 대호(강하늘)의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였다는 말에 훌륭하다고 받아치면서 월남전을 미화했다는 논란이 인 것이다.

“이 오해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냈으니까 ‘훌륭한 일이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베트남분들은 마음이 아프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대사를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일로 배우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습니다.”

이서환에게 ‘오징어 게임2’는 “그간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보여준 작품”이다. 단골 빵집 사장의 눈빛이 달라지고, 옆 반 선생님이 딸에게 악수를 청하는 등 관련 에피소드만 벌써 여럿이다. 하지만 그는 달라지고 있는 일상을 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기대는 크게 했는데 그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요. 기분 당연히 좋죠. 하지만 저도 모르게 어깨에 뽕이 들어갈까 봐 이런 부분을 느끼지 않으려고 해요. 불러주시면 얼마든지 갈 겁니다. 출연료를 확 올리면 작품이 안 들어올까 봐 무섭기도 하고요(웃음)”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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