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밀 알레르기를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7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김정희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2018~2022년 0~7세 어린이 231명을 대상으로 국내 18개 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Allergy Asthma Immunol Research.(AAIR, I.F=4.8)’에 논문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이 논문에서 밀 알레르기를 진단하는 데 필요한 혈액 속 밀에 대한 IgE(Immunoglobulin E) 항체수치를 제시했다. 알레르기 진단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특정 물질에 대한 면역반응 수치를 측정하는데 이 수치가 어느 정도 이상이면 ‘이 사람은 밀 알레르기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김 교수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밀에 대한 IgE 항체수치가 33.5kU/L 이상일 때 알레르기가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또 ω-5 글리아딘이라는 밀 단백질에 대한 수치가 3.88kU/L 이상이어도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 진단에 필요한 경구유발검사(OFC)는 환자가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실제로 먹어 반응을 관찰하는 방법인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한 반응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기준을 사용하면, 혈액검사만으로 간단하고 안전하게 알레르기를 진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진단 과정이 훨씬 빠르고 비용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성인의 기준치를 적용할 수 없는 1세 미만 영아의 밀 알레르기 진단 기준도 처음으로 제시했다. 1세 미만의 경우 IgE 항체수치가 4.03kU/L 이상일 때 알레르기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김정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밀 알레르기의 진단을 용이하게 할 수 있어 의의가 크다”며 “환아와 그 가족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와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