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HER2 초저발현 유방암 적응증 추가…“급여 적용 확대해야”

‘엔허투’ HER2 초저발현 유방암 적응증 추가…“급여 적용 확대해야”

FDA, 엔허투 ‘HER2 초저발현’ 적응증 승인
국내선 작년 5월 저발현 적응증 허가…급여 적용은 지연
“HER2 (초)저발현 환자 치료 기회 제공해야”

기사승인 2025-02-04 15:13:34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제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미국에서 추가 적응증을 인정받으면서 HER2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옵션이 확대됐다. 국내 환자들은 이번 승인 결과를 반영해 엔허투의 급여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지난달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엔허투의 HER2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을 최초로 허가받았다. HER2는 인간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 2형(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단백질로, 암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일으킨다. 유방암과 췌장암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번 승인은 임상 3상 시험(DESTINY-Breast06)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임상시험에서 엔허투는 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HER2 저발현 또는 HER2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화학요법 대비 36% 감소시켰다.

엔허투는 HER2 양성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유방암 3차 치료제로, 지난 2019년 12월 최초로 FDA 허가를 받은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이다. 엔허투는 이번 적응증 추가를 통해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초저발현’까지 HER2 발현 전반에 걸쳐 전이성 유방암 환자군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 총 7개의 적응증을 장착하게 됐다. 

엔허투는 국내에서 3가지 암종에 대한 4개 적응증(유방암 2개, 위암 1개, 비소세포폐암 1개)을 허가 받았다. 지난해 5월1일부터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이상 치료에 엔허투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하지만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보험 적용은 지연되고 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 따르면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HER2 양성·저발현·음성으로 분류한 결과 양성 환자는 15%, 저발현 환자는 45~55%, 음성 환자는 30~40%로 나타났다.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엔허투는 비급여인 경우 환자가 연간 8000만원이 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환자단체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가운데 엔허투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5명 중 1명 뿐이라며 급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9월, 국민청원에는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약제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까지 보험 급여 대상에서 아우를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이에 5만명이 동의했다.

유방암환우회 관계자는 “국제 가이드라인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HER2 저발현을 넘어 초저발현 유방암 환자에 대한 효과를 인정하며 적응증을 확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수많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들이 엔허투를 투여 받을 수 있도록 해외 상황을 참고해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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