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 한계기업…“영업이익으로 대출 갚지 못해”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 한계기업…“영업이익으로 대출 갚지 못해”

기사승인 2025-02-06 11:32:11

주요국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제공

국내 상장 기업 5곳 중 1곳은 이자조차 내기 힘든 ‘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과 G5 국가(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이 19.5%(2260곳 중 440곳)로 미국(2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고 6일 밝혔다. 뒤를 이어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 순이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을 하회하는 기업을 말한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다.

한국 상장사 업종별 한계기업 비중.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제공

한경협은 한국의 한계기업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판매부진‧재고증가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33.3%),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24.7%), 도매·소매업(24.6%), 정보통신업(24.2%) 등의 순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6년 7.2%에서 2024년 3분기 19.5%로 12.3%p 증가했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 상승폭은 미국(15.8%p)에 이어 두 번째로 크며 영국(6.9%p), 프랑스(5.4%p), 일본(2.3%p), 독일(1.6%p)은 10%p를 넘지 않았다.

한국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 업종별 증가 비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제공

같은 기간 코스피의 한계기업 비중이 2.5%p(8.4%→10.9%) 증가한 가운데 코스닥은 17.1%p(6.6%→23.7%) 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한경협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타격을 중소기업이 더 크게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국내 업종별로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20.7%p), 정보통신업(19.7%p), 제조업(10.7%p), 도매·소매업(9.6%p) 순이다.

한국은 당해연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도 36.4%로 미국(37.3%)보다는 낮았으나 프랑스(32.5%), 독일(30.9%), 영국(22.0%), 일본(12.3%)보다 높았다. 일본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차이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국내기업들은 극심한 내수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직면한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 글로벌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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