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털어낸 엔씨, 올해는 반등할까

3가지 털어낸 엔씨, 올해는 반등할까

서브컬처‧슈팅 외 액션 RPG 등 장르 다양화
희망퇴직‧분사 등 통한 중앙집권 체질 개선
내수 중심 한계 타개 목표…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기사승인 2025-02-20 06:00:11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

지난해 엔씨소프트(엔씨)는 기존의 세 가지를 포기하며 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탈리니지, 탈중앙집권, 탈한국이다. 고강도의 체질개선을 마치고 올해부터 실적 반등이 이뤄지리란 전망이 나온다.

엔씨는 그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리니지’ 지식재산권(IP)에 의존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초 취임한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공식 임기 시작 전부터 장르 다변화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20일 진행한 공동대표 체제 미디어 설명회에서 “엔씨에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사 투자를 통해 라인업 다각화에 힘썼다. 협동 일인칭 슈팅(FPS) 장르를 개발 중인 스웨덴 게임 개발 스튜디오 ‘Moon Rover Games(문 로버 게임즈)’, 서브컬처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자체 개발을 통한 난투형 대전액션, 스위칭 RPG 장르 신작을 내는 등 여러 시도를 하기도 했다. 

올해도 새로운 장르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박 대표는 지난 12일 2024년 연간 및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하지 않는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 및 퍼블리싱을 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중점 투자 분야는 서브컬처와 슈팅이다. 앞으로도 이 부분에 투자하고, 부족하다 느낀 액션 RPG도 집중해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사진 왼쪽)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지난해 3월 열린 공동대표 체제 미디어 설명회에 참석했다. 엔씨소프트 제공

중앙집권형 구조 변화에도 공을 들였다. 엔씨는 인력과 기능이 대부분 본사에 집중된 형태다. 작년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분사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5000명에 달하던 인원을 3100명까지 줄였다. 

특히 분사의 핵심은 창의성과 유연함, 속도감을 갖춘 개발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도 따랐다. 스튜디오의 자립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꾸준히 재무적‧기술적 지원을 할 것”이라며 “본사 영향을 덜 받고 도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는 스튜디오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려는 계획이다. 신작이나 새로운 장르에 대한 게임을 자회사 등을 통해 진행하고, 각 스튜디오 장르에 맞는 퍼블리싱 조직을 매치시켜 계획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아이온2’ 홈페이지 갈무리.

내수 중심이라는 한계를 타개하는 데도 집중한다. 지난해 엔씨 연간 매출 중 해외 및 로열티 비중은 34% 정도다. 그간 한국형 MMORPG와 페이투윈 방식의 비즈니스모델(BM)이 글로벌 진출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꾸준했다. 이에 ‘쓰론앤리버티’를 시작으로 BM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올해도 ‘아이온2’ 등 글로벌 타이틀 출시로 영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퍼블리싱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도 그 일환이다.

물론 상반기부터 큰 폭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택탄’, ‘LLL’ 등 주요 기대작 출시 시기가 대부분 연말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인건비 등 고정 비융 지출을 줄여 효율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매출 감소보다 비용 감소가 커 1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쓰론앤리버티 글로벌 하향 안정화 영향으로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300~400억 감소가 예상된다”면서도 “비용은 인건비 250억원 및 마케팅비 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본다. 전분기 영업손실이 일회성 제외 2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50~150억원 수준의 흑자전환은 가능한 구조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 당기순이익 94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엔씨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건 상장 이래 처음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한 해였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재도약 할 계획이다. 새벽이 오기 전 가장 어두운 것처럼 지금이 가장 어둡다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쭉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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