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그래핀 양자점 '루게리병 근본적 치료 가능'

[쿠키과학] 그래핀 양자점 '루게리병 근본적 치료 가능'

그래핀 양자점, 단백질 비정상적 응집 대응효과 확인
탄소기반 나노소재, 생체적합성 높고 혈뇌장벽 통과 특징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 적용 가능

기사승인 2025-02-20 17:20:08
루게릭병 모델 생쥐에 그래핀 양자점을 투여한 결과 운동능력 저하 지연 및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나타낸 모식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이하 기초연) 첨단바이오의약연구부 이영호 박사팀이 한국뇌연구원, 서울대, 동아대와 공동연구로 루게릭병(ALS)의 핵심 병리기전인 ‘TDP-43단백질’ 응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나노소재 치료법을 제시했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퇴행해 근육 마비와 호흡 부전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TDP-43 단백질의 세포질 내 응집이 관찰된다.

이는 신경세포 기능장애 및 사멸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은 TDP-43의 아밀로이드 피브릴과 같은 단백질 응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연구팀은 그래핀 양자점(GQDs)이 TDP-43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인 아밀로이드 피브릴 형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세포 내 액액상분리(LLPS) 현상을 제어함으로써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갖는 것을 입증했다.

그래핀 양자점은 나노미터 크기 탄소기반 나노소재로, 생체적합성이 높고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연구팀은 그래핀 양자점이 TDP-43 단백질과 직접 상호작용해 단백질 응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나아가 신경세포에서 TDP-43 관련 독성을 줄이며 세포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 루게릭병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 단백질인 FUS 및 C9orf72 돌연변이 모델에도 그래핀 양자점이 신경 보호효과를 보였다.

이는 그래핀 양자점이 루게릭병 외에도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단백질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치료제는 신경보호나 항염증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단백질 응집을 직접 타깃 하는 치료법은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그래핀 양자점이 단백질 상전이 상분리를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루게릭병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박사는 “아직 국내에서 연구가 왕성하게 진행되지 않는 단백질 응집 및 상분리 기전 연구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향후보다 체계적인 연구로 그래핀 양자점과 같이 단백질 상전이 상분리를 조절해 퇴행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연 허윤석 박사후연구원과 동아대 박나영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기초연 이영호 박사와 서울대 홍병희 교수, 뇌연구원 남민엽 교수, 동아대 홍영빈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Nano’ 지난 4일자에 게재됐다.

(왼쪽부터)KBSI 허윤석 박사후연구원, 동아대 박나영 대학원생, 서울대 홍병희 교수, 한국뇌연구원 남민엽 박사, 동아대 홍영빈 교수, KBSI 이영호 박사


루게릭병 치료를 위한 그래핀 양자점을 도식화한 ACS Nano 표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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