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중도층 선점…여당은 ‘李때리기’에 갇혀

이재명은 중도층 선점…여당은 ‘李때리기’에 갇혀

최근 여론조사서 중도층 민주당 지지율 40%대
李, 감세 정책 선점…여권에선 ‘이재명 때리기’에만 몰두
정치권선 “與, 이재명 입만 보면 중도층 더 이탈”

기사승인 2025-02-25 06:00:1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권이 중도층을 겨냥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는 사이, 민주당이 정책 이슈를 선점하며 중도층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40%를 돌파했다. 구체적으로 한국갤럽이 2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5.6%로 국민의힘(35.3%)을 10%p 이상 앞섰다. 리얼미터가 20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42%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22%)과 격차를 20%p로 벌렸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중도보수’를 선언한 이후 단순한 발언에 그치지 않고, 경제 행보를 강화하며 실질적인 정책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그는 방위산업을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하고, 노동시간 단축과 주4일 근무제 도입을 제안하는 등 경제·산업 분야에서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감세 정책' 이슈를 선점하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23일 상속세, 근로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하며 “초부자 감세를 할 여력이 있다면 근로소득세 증가부터 정상화하자”고 주장했다.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부는 최고세율을 내리고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평가를 폐지하자고 하는데, 서민이 이를 통해 어떤 혜택을 받느냐”고 지적하며 중산층 감세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백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3대3 토론 제안 등을 설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중도층 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탄핵 정국 속에서 정책 경쟁력을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중도 보수를 자처하는 건 우리를 ‘극우 몰이’하려는 정치적 목적”이라며 비판했다. 

여권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우클릭과 중도 보수’를 흔들어대면서 이 대표가 진짜 노리는 것은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덮어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상속세 개편, 더 근본적이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의 상속세 개편을 견제했다. 

정치권에서는 중도층이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의 중도층 공략에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의 우세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당이 '이재명 때리기'에만 집중할 경우, 오히려 중도층과 무당층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민주당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여권이 중도층을 겨냥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는 사이 이 대표는 정책 이슈를 선점하며 중도층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입만 보고 새로운 반전 카드를 내놓지 못하는 것이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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