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흑에너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흑에너지는 빅뱅 이후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우주의 구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물질이 4%에 불과하고, 암흑에너지가 70%, 암흑물질이 26%인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국제공동진은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3년간 1500만 개의 은하와 퀘이사를 포함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약해졌다고 발표했다.
DESI(The 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분광기로 우주 3차원 지도를 만들며 물질이 우주 전체에 어떻게 퍼져 있는지를 연구하는 대규모 국제공동 프로젝트로, 11개 국가 70개 기관의 연구자 9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표준우주론모형에 따르면 우주 가속팽창의 원인인 암흑에너지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수로 취급되지만, 이번 연구결과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지난 45억 년 동안 10%씩 약해짐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우주의 팽창 가속도가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현재 표준우주론을 수정할 수도 있다.
빅뱅 직후 초고온 초고밀도의 우주는 플라즈마 상태를 거쳐 중력이 물질을 응집하고 빛이 이를 밀어내는 반작용이 작용하는 중입자음향진동(BAO)이 발생했고, 이 때 남은 BAO 패턴이 눈금자 역할을 해 암흑에너지 밀도를 추정할 수 있다.
국제공동연구진은 이 DESI 데이터에 우주배경복사, 초신성, 약한중력 렌즈 관측자료를 결합한 결과 값과 표준우주론모형인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 이론(LCDM)’이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LCDM는 우주상수에 해당하는 암흑에너지를 갖고 있고 대부분의 물질이 차가운 암흑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모형이다.
반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암흑에너지 모형이 표준우주론 모형보다 관측자료를 더 잘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주상수보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암흑에너지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데이터 분석에는 천문연 소속 샤피엘루알만 박사, 데이비드 파킨슨 박사, 윌리엄 매튜슨 박사, 쿠샬 로드하 UST-천문연 스쿨 박사과정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천문연은 특히 이번 발표의 주요 논문 중 하나인 ‘확장 암흑에너지 분석’을 주도했다. 이번 논문의 주 저다는 쿠샬 로드하 박사과정이다.
쿠샬 로드하 박사과정은 “DESI 결과는 우주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막대한 관측자료가 쏟아짐에 따라 우주론에 여러 흥미로운 발견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샤피엘루알만 박사(U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엄청난 발견의 시작”이라며 “이는 우주론의 표준 모형을 바꾸고, 이론 물리의 기반을 흔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