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전면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그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대선 최대 사법리스크였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벗어난 이 대표는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고 위증교사,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 다른 재판도 진행 중이지만, 대선 가도의 가장 큰 장애물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무죄 판결로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물론 위증교사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이 심리 중이다. 수원지법에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다른 재판들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조기 대선 국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재선 의원은 “물론 재판이 남아 있긴 하지만,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재판 일정이 대선 전에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며 “결국 이번 판결이 사실상 가장 큰 고비였고, 이를 넘어서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대선 정국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민주당 내 투쟁 기조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대권 주자로서 민생과 경제 중심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와 함께 마음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개인적 고난은 한 차례 넘겼지만, 산불 피해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이어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계신다”며 “즉시 안동으로 향해 피해 주민들에 대한 책임 있는 신속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법원을 떠나자마자 화재 피해 현장인 안동으로 이동했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민생 중심 행보가 그의 대권 행보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어려움과 고통을 생각하는 정치”라며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만큼, 민생에 집중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여(對與) 투쟁 방향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헌법재판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지금은 그보다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24시간 투쟁 등의 방식은 지금 국면에 맞지 않는다”며 “산불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당이 헌재 압박에만 몰두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불안을 더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명확한 근거 없이 사법부 신뢰를 흔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