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국내 제조기업 60%, 美 관세 영향권”

대한상의 “국내 제조기업 60%, 美 관세 영향권”

기사승인 2025-04-01 11:12:17
공장 관계자가 제조업체에서 알루미늄 생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조업 전반이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제조기업 2107개사를 대상으로 미국 관세 영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기업의 60.3%가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영향권이라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중 ‘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6.3%, ‘직접 영향권에 있다’고 답한 기업은 14.0%였다. 영향권에 속한 기업들은 ‘미국 수출기업에 부품 및 원자재를 납품하는 기업’(24.3%)과 ‘미국에 완제품 수출하는 기업'(21.7%)의 비중이 높았다.

이어 ‘제3국(중국·멕시코·캐나다 제외) 수출 및 내수 기업’(17.9%), ‘미국에 부품 및 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14.2%), ‘중국에 부품 및 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13.8%) 순이었다.

이는 미국 관세 대상국 외 국가와 국내 시장에서 중국 등과 경쟁하는 기업, 중국에 부품과 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들도 간접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직·간접 영향권에 속한 업종을 보면 배터리(84.6%)와 자동차·부품(81.3%) 업종이 가장 높았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에 부품, 소재 등을 납품하는 협력사도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69.6%), 의료정밀(69.2%), 전기장비(67.2%), 기계장비(66.3%), 전자·통신(65.4%)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76.7%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견기업(70.6%), 중소기업(58.0%)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납품 물량 감소(47.2%)’를 가장 많이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 직접 수출하지 않더라도 간접 영향권에 속한 기업이 많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어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24.0%),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하락’(11.4%), ‘부품·원자재 조달망 조정’(10.1%), ‘납품단가 하락’(6.2%) 등 순이었다.

미국발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에 대한 대응 현황을 묻자 ‘동향 모니터링 중’(45.5%)이거나 ‘생산비용 절감 등 자체 대응책을 모색 중’(29.0%)이라고 답한 기업이 74.5%였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대응책인 ‘현지 생산이나 시장 다각화 등을 모색 중’인 기업은 3.9%에 그쳤다. ‘대응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20.8%였다.

특히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 같은 중소기업의 대응 계획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향권에 있는 중소기업 4곳 중 1곳은 ‘대응 계획이 없다’(24.2%)고 답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우리 제조기업들은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중국의 저가공세 등의 간접 영향까지 더해져 경영상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네트워크와 외교 채널을 통해 관세 영향 최소화에 힘쓰고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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