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집단유급 위기…내년도 정원 확정 고심 커지는 교육부

의대생 집단유급 위기…내년도 정원 확정 고심 커지는 교육부

고려의대, 본과 3·4학년 110여명 유급 검토
의대생 강경투쟁 계속…수업 참여 거부
“선처와 관용 없이 학칙대로 처분해야”

기사승인 2025-04-11 17:56:42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곽경근 대기자

의과대학생들이 학교 등록은 마쳤지만 수업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수업 일수를 채우지 않은 학생들은 유급 처분 위기에 놓여 교육부의 고심이 깊어진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확정을 앞두고 정부와 의대생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수업 정상화를 전제로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다수 의대생이 수업을 듣지 않고 있다.

양측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한 의대생들은 유급이 불가피해졌다. 고려의대는 본과 3학년 70여명, 본과 4학년 40여명에 대한 유급 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낸 것은 아니지만, 실습수업 기간에 3분의 1 시점까지 출석하지 않은 학생은 성적을 줄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유급 예정 통보서를 받을 본과생 수는 110명 정도”라며 “유급을 어떤 식으로 통보할 지 등에 대해선 다음 주부터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 유급은 다른 대학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연세의대는 지난 7일 본과 4학년 48명에게 유급 예정 통보서를 보냈고, 오는 15일 최종 명단을 확정할 방침이다. 아주의대와 전남의대도 다음 주 중 본과 4학년의 유급이 결정된다.

의대생들의 강경 투쟁은 계속될 분위기다. 서울 ‘빅5 병원’을 둔 4개 의대(연세의대·성균관의대·가톨릭의대·울산의대)와 고려의대 학생 대표들은 지난 9일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내 “우리의 투쟁 의지는 굳건하다”면서 “정부는 의대생들 간 결속을 갈기갈기 찢으려 하지만, 우리는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수업 참여율을 조금 더 지켜보고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각 대학은 오는 30일까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한 대입 시행 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일부 의대의 유급 결정이 다른 대학 학생의 수업 복귀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부 의대에선 유급 처분이 다수의 학생을 복귀시키는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들을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진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하는 ‘꼼수 복귀’ 때문에 내년 모집정원을 동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몽니를 부리는 의대생을 선처와 관용 없이 학칙대로 처분해 불필요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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