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만류했을 ‘파과’”…60대 여킬러 이혜영, 마동석과 맞붙는다 [쿠키 현장]

“모두 만류했을 ‘파과’”…60대 여킬러 이혜영, 마동석과 맞붙는다 [쿠키 현장]

영화 ‘파과’ 기자간담회

기사승인 2025-04-24 18:20:43
배우 김성철(왼쪽), 이혜영. NEW, 수필름 제공

60대 여성 킬러를 내세운 액션 느와르물 ‘파과’가 마동석 표 액션과 맞붙는다. 체급 차가 상당해 보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을 무기로 한적한 극장가에 재미난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2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파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민규동 감독, 배우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신시아가 참석했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민규동 감독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에 대해 “다른 문법을 취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영시간) 2시간이라는 물리적 제한”에 맞게 각색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장 다른 점은 등장인물들의 만남 빈도와 작중 시간 배치다. 민 감독은 “소설에서는 이렇게까지 만나지 않는데, 영화에서는 훨씬 많이 부딪힌다. 그리고 현재와 과거가 한 시간대에 있는 것처럼 비선형적인 플롯 구조를 취했다”고 밝혔다.

배우 이혜영. NEW, 수필름 제공

극 중 조각은 60대 킬러로, 실제로 올해 63세인 이혜영이 연기했다. 영화화가 쉽지 않은 독특한 캐릭터로, ‘파과’가 전하고자 하는 바 그 자체이자 매력적인 이유다. 민규동 감독은 “60대 여성 킬러가 등장하는 액션 느와르물은 모두가 만류할 것 같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서도 오기가 생겼다. 장르적 쾌감과 드라마가 얽힌 독특한 영화로 만들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복수와 화해라는 외피가 있지만, 상실을 딛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 나이가 들었어도 쓸모와 가치를 찾아 나가는 의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조각과 투우의 액션 신으로, 원작을 충실히 반영했다. 이와 관련해, 민규동 감독은 “한때 전설이었지만 퇴물로 취급받는 조각이라는 주인공이 여전히 살아 넘치는구나 싶은 전투력이 구현되는 게 중요했다. 힘에는 밀리지만 공간을 이용하고 지혜를 발휘하고 승부를 가져가게끔 하려고 했다. 종국에는 두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게 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모종의 이유로 조각을 집요하게 쫓는 투우는 김성철이 맡았다. 34세인 김성철이 30살 가까운 나이 차가 나는 이혜영과 액션 합을 맞추는 건 쉽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액션 신을 직접 소화한 이혜영은 “부상을 많이 입어서 성철 씨가 고생했다. 스턴트맨과는 (액션을) 과감하게 펼칠 수 있는데, 막상 저랑 부딪히면 힘이 다르다. 성철 씨가 조금 아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선생님의 몸 템포를 알고 있어서 맞췄는데도 감정이 들어가면 템포가 어그러지더라. 이건 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드라마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꽤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감정과 기술이 동반된 액션을 함께 한 이들 사이에서는 전우애까지 피어났다. 김성철은 “마지막 테이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면을 다 찍고 나서 (이혜영) 선생님은 털썩 앉으시고, 감독님은 나오셔서 오열했다. 저도 오열했다. 셋이 부둥켜안았다.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배우 김성철. NEW, 수필름 제공

조각에 집착하는 투우의 감정은 애증이지만, 콕 짚어서 말하기에는 복잡다단하다. 이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다. 김성철은 “일차원적으로 접근을 못 했던 것 같다”며 “찾았을 때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에 증오한다거나 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감정보다는, 찾겠다는 목표에 도달했는데 내 마음은 공허하고 채워지지 않는 것이 채우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조각이 투우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언제가 긍정적이지 않아서 더 상처받는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부연했다.

따뜻한 성정으로 조각의 차가운 마음에 균열을 내는 강선생으로 분한 연우진, 어린 조각(손톱)을 연기한 신시아의 역할도 중요했다. 특히 민규동 감독은 “강선생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며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담당한 강선생의 몫을 강조했다. 민 감독은 “(강선생이 없었다면) 암흑세계 사람들만 나오는 이야기였을 텐데, 판타지가 되지 않고 현실적인 접점을 가지는 느낌을 줘야 했다”고 얘기했다.

목표 관객수는 300만이다. 신시아는 “진심과 최선을 다해 만든 영화”라며 “한 번씩 궁금해하시고 봐주셔서 300만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민규동 감독은 “이혜영의 액션과 마동석의 액션이 같이 개봉할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다 같이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같은 날 개봉하는 마동석 주연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파과’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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