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52주 최저가’ 행진, 반등 시점도 ‘묘연’

2차전지株 ‘52주 최저가’ 행진, 반등 시점도 ‘묘연’

LG엔솔, 전날 장중 52주 최저가 추락…대다수 종목도 동반 급락
미국발 정책 불확실성에 투자심리 위축
세제개편안 확정 시 ‘역성장’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5-05-21 06:00:03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하락세다. 대표 종목들은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미국 하원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담은 제안서 발표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제안서가 확정될 경우 2차전지 관련주들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2% 하락한 27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52주 최저가인 27만8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022년 1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 30만원을 밑돌고 있다. 

다른 2차전지 관련주들도 마찬가지다. 삼성SDI는 전날 장중 16만6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LG화학과 에코프로머티, 포스코퓨처엠도 전날 장중 각각 18만9000원, 4만2950원, 10만71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2차전지주들의 급락세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를 2027년에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제출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직접 수혜를 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45X)도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한 세액 공제를 말한다. 아울러 외국 기관으로부터 조달하거나 라이선스를 통해 생산된 부품·소재는 법안 시행 2년 후부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진단한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이는 실질적으로 세액공제가 올해 종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IRA 세액공제 조기 종료의 영향은 미국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유럽과 더불어 한국 2차전지의 주 시장인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과 한국 공급망을 차별화할 이유가 없어져 한국 2차전지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6조2650억원,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흑자 전환해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그런데도 LG에너지솔루션은 극심한 주가 하락세다. 

직접적으로 2차전지 업종의 실적 악화를 예상하는 전망도 나온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MPC 폐지는 1년 앞당겨진 것에 불과하나 단계적인 지급 규모 감축으로 부정적”이라며 “세부 내역은 미정이지만, 모듈 기준 AMPC가 45달러에서 40달러로 감축될 시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영업이익은 16.4%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는 IRA 등 미국의 다운사이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AMPC를 감안하면 미국 노출도가 유럽보다 더 크기 때문에 이번 초안이 확정되고 난 뒤 종합적인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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