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병원과 의과대학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에 보낸 공지글을 통해 “사태 해결은 빠를수록 좋다”면서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보건의료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당장 복귀 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며 “대선이 끝났지만, 의료 사태는 여전히 막막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의료 사태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누가 이 문제를 담당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국정기획위원회 역시 어수선한 단계로 파악되고 누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될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전협이 대선 이후에도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탄핵과 대선 전후로 정부든 여야든 입장 변화가 거의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비공개로 만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료 개혁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김미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등을 만나 결자해지를 요청했지만 ‘여당이 아니라 그럴 힘이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민주당 의원과도 요구안 절충 등을 염두에 두고 만났지만, 실무적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면서 “성급한 판단으로 구성원 간 신뢰와 전체 질서를 해칠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의료계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5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병원 및 학교 복귀 의향을 묻는 자체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설문에는 전공의 모집이 재개될 경우 복귀 의향이 있는지,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됐다. 또 필요한 경우 대전협 대표단 교체 등 적극적 행동을 하기를 원하는지 묻고 관련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집계 결과 설문에 참여한 전공의의 82%가 모집 재개 시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의대생들의 복귀 의향은 94%였다.
복귀를 원하는 의대생들과 사직 전공의들은 오는 24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의료 사태 해결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