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군 최고 사령관인 대통령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오전, 북한이 오는 20일까지로 계획된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2발의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8번째이자, 3주 사이 6번째다. 이에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즉각 개최했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자리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16일 하루 연차휴가를 내고, 지난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행사 직후 경남 양산으로 향했다. 이후 18일까지 사저에 머물렀으며, 이 기간 중 부산 영도에 있는 모친 강한옥 여사에게도 다녀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할 국군통수권자가 휴가로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휴가 중이니 신속·정확한 대응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국가위기관리 행태에 국민들께서도 그저 황망할 뿐”이라고 비난하며 소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16일 당일 대통령이 휴가 중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발사 직후부터 NSC상임위 결과 또한 대통령에게 자세히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예정됐던 여름휴가 중 노모를 뵈려 했으나 휴가가 취소돼 가지 못했고, 지방 일정을 계기로 하루 연차를 내고 양산에 다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남3녀 중 장남인 문 대통령의 모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다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올해 92세로 노환이 있어 대통령이지만 기회가 될 때면 지속적으로 어머니를 찾아뵐 생각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실제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후 첫 연차휴가부터 같은 해 추석, 12월 24일에도 모친을 찾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연차를 사용해 총 21일 중 3.5일을 소진했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지난 5월24일 경북 경주에서의 모내기 일정 후 휴식을 위해 양산 사가에 방문하고자 반차를, 6박8일간의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인 지난 6월17일 하루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이 있었던 다음날인 7월1일 또 하루의 휴가를 썼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