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자기기 성능측정(벤치마크) 전문 사이트 긱벤치가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논란에 휘말린 갤럭시S22 등을 포함한 삼성전자 스마트폰들을 평가목록에서 제외했다. 그간 긱벤치에서 퇴출된 기종은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갤럭시 시리즈가 추가되면서 ‘나라망신’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긱벤치는 4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삼성의 GOS가 어떻게 게임과 앱의 성능을 저해하는지 알게됐다”며 “강도높은 내부 테스트를 거쳐 GOS를 사용한 갤럭시S22와 21, 20, 10 전 모델을 안드로이드 벤치마크 목록에서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의 GOS는 앱 식별장치를 활용해 ‘어떤 앱을 쓸 때 기능을 떨어뜨릴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데, 이를 통해 주요 성능측정 앱들이 돌아갈 때는 기기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만들어졌다”며 “우리는 이를 성능측정 조작(manipulation)으로 판단했다”고 적시했다.
GOS는 삼성이 제작한 ‘게임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Game Optimizing Service)’이다. 게임을 실행했을 때 화면 해상도와 스로틀링 특성 등 기기의 성능과 직결되는 요소를 제어한다. 삼성에서는 고사양 게임이나 앱을 실행할 때 과도한 발열을 막고 성능 저하를 막는 등 이용자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GOS는 갤럭시S7에 처음 탑재된 이후 꾸준히 모든 갤럭시 S 시리즈에 적용됐다. 하지만 해당 기능이 의무적으로 탑재됨에 따라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능이 낮춰졌다는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특히 최근 출시한 S22 시리즈의 경우 성능 저하가 기존 기기들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GOS는 스마트폰 성능을 확인하는 벤치마크 앱 구동 시 의도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논란이 추가로 제기됐다. 벤치마크 어플에서 GOS의 성능 제한이 적용되어 있지 않아 실제 게임에서는 나올 수 없는 높은 성능이 벤치마크에서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긱벤치 개발자 존 풀도 지난 2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임의로 GOS를 활성화한 상태에서 진행한 성능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갤럭시S22 울트라에서 GOS 작동 시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성능이 각각 53.9%, 64.2%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긱벤치 안드로이드 벤치마크 리스트에서 ‘치팅’으로 제외된 기기 목록에는 ▲원플러스9 ▲원플러스9 프로 ▲화웨이 메이트 P20 ▲샤오미 홍미노트8 프로 등 중국산 스마트폰만 등재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 갤럭시 시리즈 4종이 포함되면서 국제적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GOS 기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4일 삼성멤버스 등에 게재한 공지문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게임 런처 앱 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