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방문 대신 디지털로”…MZ세대, 출산도 ‘스마트’하게

“병원 방문 대신 디지털로”…MZ세대, 출산도 ‘스마트’하게

웨어러블 기기로 활력징후 측정, 모바일 연계해 상담·교육·진료예약
“임산부 불안감 완화, 번거로운 외래 방문 감소할 것”

기사승인 2022-09-09 06:00:09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한 장면. 산부인과 외래 진료실 앞에 임산부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캡처

불편한 몸으로 대형병원에 줄 지어 앉아 있는 임산부들의 풍경이 바뀐다. 스마트 시스템을 통한 비대면으로 상담, 모니터링, 자가 관리까지 가능한 시대가 왔다.  

임산부는 출산할 때까지 병원을 자주 찾아야 한다. 그런데 대면진료는 시간·공간·피로도 등 물리적 부담을 준다. 병원을 방문해야지만 아이를 확인할 수 있고, 고위험 임산부의 경우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불안한 마음에 더 자주 병원에 방문했다.

게다가 1981~2005년생 MZ세대 임산부는 맞벌이인 경우가 많다. 경제활동에 묶여 있어 병원 방문이 쉽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도 대면 진료 부담을 더 키웠다. 

병원에서는 이를 해결하고자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한 다양한 임산부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브란스병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2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MZ세대 산모 맞춤형 전주기 관리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권자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나이가 많은 임산부들이 많아지고, 직장에서 활동이 활발해 시간 허비가 적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또한 의료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남편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진료나 교육을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스마트 시스템을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택 모니터링 시스템 시나리오.   세브란스병원

MZ답게 ‘디지털’ 활용한다…웨어러블, 원격 모니터링 도입

이번 개발의 중심에는 ‘디지털’이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거나, 비대면 진료, 원격 모니터링을 이용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먼저 임산부는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보다가도 건강 상 더 큰 문제가 발생 시 3차 의료기관으로 모바일을 통해 바로 진료 예약할 수 있다. 병원 간 검사했던 산전 초음파 동영상을 업로드 및 공유,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파일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또한 원격협진이 가능해져 3차 의료기관으로 이동 없이 진료를 볼 수 있다. 

이로써 임산부의 불필요한 내원을 감소시켜 피로 및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격협진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불균형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산부 맞춤형 재택 모니터링도 도입된다. 기존에는 스스로 수동 혈압 측정 후 이상 있을 시 병원에 문의하고 안내에 따라 증상을 다시 확인했다. 그래도 계속 이상징후가 있다면 진료 예약 후 병원을 방문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정해진 시간마다 활력징후를 측정하며, 이상징후가 생길 시 모바일로 알람 및 임신중독증 체크리스트, Q&A 채널이 바로 제공된다. 종합적으로 이상이 있다면 즉시 모바일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또한 두꺼운 책자처럼 제공되는 임산부 및 보호자 교육 내용도 개개인 임신 주기(임신부터 출산 후 까지)에 따라 모바일로 교육이 제공된다. 진통으로 예민할 수 있는 임산부나 위급상황을 대비해 출산 전 수술 설명 및 동의서도 모바일로 진행된다. 

더불어 수술 후 배뇨관리, 운동, 복약지도와 같은 ‘임산부 자가 스케쥴 관리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통증, 출혈 등 갑작스런 이상 반응이 있을 시 온라인 플랫폼을 접속해 담당의사와 바로 상태 면담 혹은 회진 신청이 가능해진다.

디지털 솔루션 기반 임산부·산모 맞춤형 전주기 케어 플랫폼 흐름.   세브란스병원


퇴원 후 산후 관리 방법? ‘모바일’ 속에 다 있다

아이와 함께 퇴원하는 시점에는 한 번에 다발적으로 제공되는 안내, 교육자료로 산모들은 대부분 정신이 없다. 막상 돌아가면 어디서부터 본인 관리를 시작해야하는지, 아이가 어떨 때 병원에 데려가야하는 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이번 사업에는 퇴원 후 산모-신생아 관리 시스템도 포함된다. 모바일 기반 교육 동영상과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안전한 산후관리 환경을 제공하고, 가정간호 또는 모바일 외래 예약과 연계해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는 문제가 생기면 산모가 전화접수로 가정간호 방문을 예약하며, 가정간호사가 상처 사진을 찍어 귀원 후 본원 컴퓨터 프로그램에 업로드 한다. 향후에는 가정간호사가 모바일 어플로 현장에서 가정간호 경과기록을 작성하고 상처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고, 산모 및 신생아 체크리스트 결과 이상 시 ‘담당의에게 보고’ 버튼을 통해 이메일로 자동 보고해 빠른 외래 예약 가능하다.

권 교수는 “임신부터 출산, 퇴원 관리까지 전반적인 산모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자 한다. MZ세대 특성상 모바일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ICT 접근성이 높아 이를 활용함으로써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임산부들의 불안감 감소, 번거로운 외래 방문을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격 모니터링이나 원격진료는 아직 법적인 제한이 있지만 향후 사회적 합의, 법적 및 제도적 장치, 합리적인 진료비용 산정 등이 이뤄지고 나면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시스템을 실제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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