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인상, 소비자 부담 ‘고스란히’…악순환 고리 끊길까

배달 수수료 인상, 소비자 부담 ‘고스란히’…악순환 고리 끊길까

기사승인 2023-02-21 16:54:08
사진=쿠키뉴스DB

배달 앱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가 오르면서 음식 가격 등이 덩달아 상승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라이더들의 몸값이 뛰면서 배달앱과 배달 업체는 식당들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와 배달료를 올리고, 비용 지출이 커진 식당들은 다시 소비자에게 이를 전가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21일 소비자원이 배달 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외식업주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개 수수료 인상 시 49.4%, 광고비 인상 시 45.8%가 음식 가격이나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올리거나 음식량을 줄였다고 응답했다. 배달 앱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가 오르면 음식 가격 등이 덩달아 상승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음식 배달 시장은 △소비자 주문을 접수하는 배달앱(배달의민족·쿠팡 등) △전문 배달 업체(부릉·바로고 등) △최종 배달을 맡는 라이더(배달 기사)로 구성돼 있다. 배달앱은 자체 라이더를 두고 단건 배달 서비스를 직접 운용하고, 배달 업체는 식당 업주들이 지정해 거래를 한다.

배달료의 급증은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라이더 확보 전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라이더들의 몸값이 뛰면서 배달앱과 배달 업체는 식당들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와 배달료를 올리고, 비용 지출이 커진 식당들은 다시 소비자에게 이를 전가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 결과(작년 8월)에 따르면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사용하는 업주는 40.0%가,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사용하는 업주는 46.0%가 배달팁을 올렸다. 지난 2월 조사에서도 여러 건을 묶어서 배달하는 묶음 배달의 경우 최대 거리를 기준으로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 평균(단순 평균) 금액이 5000원(4500~5500원), 단건 배달은 5810원(4310~7310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쿠키뉴스DB

소비자와 소상공인도 모두 배달비가 비싸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9월 1~16일 최근 1년 이내 배달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9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50.1%(977명), 소상공인의 75.9%(763명)가 비싸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1)는 “집 근처 식당을 이용할 때는 직접 용기를 가져가서 포장 주문을 한다. 포장비나 배달비 등이 붙지 않는 만큼 제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같은 음식을 배달했을 때와 직접 포장주문을 할 때의 가격이 크게 다르다는 것에서 배달비를 비롯해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 배달료를 낮추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배달료를 낮추게 되면 점주와 소비자들에게는 이득이지만 배달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이 그만큼 주는 만큼 배달기사들이 다른 업체로 소속을 바꿔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이나 배달업체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배달료를 줄이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며 “배달료를 줄이면 결국 배달기사들의 수익이 주는 것인 만큼 기사들이 다른 업체로 소속을 옮길 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소비자원 측에서도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배달 앱 사업자에게는 소비자 불만 처리 절차 등 개선과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조정 등을 통한 상생 협력 방안 마련하고, 음식점의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를 경우 배달 앱 내에 관련 내용을 표시하도록 시스템 보완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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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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