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에 정유·석화업계 ‘긴장’…유가 더 오르나

이·팔 전쟁에 정유·석화업계 ‘긴장’…유가 더 오르나

현 국제유가 상승은 단기적 현상이라는 데 힘 실려
업계 “주변국으로 번질 가능성 낮지만 부담은 사실”
전문가 “변수 많아 아직 긴장 늦추기 어려워”

기사승인 2023-10-12 07:09:01
11일 이스라엘이 가자시티를 폭격한 이후 사람들이 불타는 붕괴된 건물 밖에 소방차가 배치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밤사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상승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여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주 유가 안정세를 보이며 겨우 한숨을 돌린 석화업계가 다시 난관에 봉착할지 우려된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47% 하락한 배럴당 85.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 선물 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랜트유는 0.57% 하락한 87.65달러에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전일대비 베럴당 1.65% 증가해 배럴당 88.49달러를 기록했다. 이·팔 전쟁으로 하루 만에 4% 상승한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단기적 상승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지만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정유·석화업계는 신경을 곤두세울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열흘 사이 배럴당 10달러가량 하락세를 보였는데 전쟁이라는 새 변수가 생겼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사태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현 사태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국제 상황 흐름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가능성은 작지만, 여러 리스크를 고려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서상영 미래에셋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팔레스타인 하마스 배후가 이란이라고 밝혀지면 이란에 대한 제재가 불가피해진다”고 우려했다. 

산유국인 이란은 하루 300만 배럴을 생산하고 200만 배럴을 수출한다. 만일 이란의 수출이 제재되면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연구원은 “확전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아직까진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일단 다음 주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였고, 국제 유가 등락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2~3주가 걸리기 때문에 다음 주까지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팔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주변국으로 번져 중동 전체가 전쟁에 가담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오르면 수요가 줄기 때문에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고,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도 미칠 수 있어서 복합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강경성 2차관은 9일 국내 석유·가스 수급 현황과 국내외 유가 영향 등을 점검하는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7%와 가스의 37%를 공급하는 지역”이라며 “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내 수급 차질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합동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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