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쓰나미 온다”…심부전학회, 심부전 질병군 ‘B→A군’ 향상 촉구

“심부전 쓰나미 온다”…심부전학회, 심부전 질병군 ‘B→A군’ 향상 촉구

심부전 환자 100만명 넘는데…“관심·지원 부족”
환자 85% 60대 이상…만성질환자와 동반 증가 우려
“치료 인력, 진료체계 개선 노력”

기사승인 2023-12-05 12:49:16
대한심부전학회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심부전의 선행질환인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심부전 환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심부전은 중증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진료 질병군인 B군에 분류돼 있어 심부전 환자 진료에 여러 불합리한 점이 있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심부전의 중요성과 함께 현 심부전 치료의 불합리함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상호 심부전학회 정책이사(한림대학교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부전은 반복적인 악화로 인해 입원, 조기 사망, 삶의 질 악화, 의료비 상승을 유발하는 중증의 질환”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병군이 B군으로 분류돼 있어 심부전 환자 진료에 여러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심부전학회에 따르면, 심부전이란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충만 기능(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펌프 기능(수축 기능)이 감소해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며 발생하는 질환군을 말한다. 특히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부전의 주요한 원인이다. 심장이 신체로 피를 내보내는 힘이 약해지면 숨이 차고 붓는 증상이 생기는데 고통이 심해지면서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심부전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말기 심장병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진료 질병군인 B군으로 분류돼 적절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조 정책이사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중에 전문 진료 질병군인 A군 입원 환자의 비율이 높아야 하는 기준이 있다. A군 환자를 많이 볼수록 병원은 위상이 높아지고,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영향을 받는다”며 “심부전에 대한 국민적·국가적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선 심부전 질환의 중증도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부전이 A군이 되면 환자의 예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심부전에 대한 대국민 홍보 등 학회 차원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강석민 회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심부전은 5년 사망률이 폐암과 비슷한 50%에 육박할 만큼 예후가 안 좋은 질환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심부전 진료인원은 2017년 12만3928명에서 2021년 15만8916명으로 최근 5년 새 3만4988명(22.8%)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7.1%다. 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같은 기간 심부전으로 인한 총진료비는 1278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795억원(62.2%) 증가했다. 현재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20년 기준 전체 심부전 진료인원 15만8916명 중 85%가 6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나 초고령화 사회에서 심부전 치료·관리의 중요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강 회장은 “노인은 인생의 경험을 통해 그간의 경륜과 노하우를 청장년 세대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선 건강함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며 “고령화에 따른 당뇨, 고혈압, 만성콩팥병 등 심부전의 선행질환인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심부전 환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심부전 중증도가 A군으로 당장 향상되는 것은 힘들 테지만, 심부전 환자 쓰나미가 오기 전까지 보건당국과 국회 등 논의를 통해 인력이나 진료체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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