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욕망, 신들린 연기…‘리차드 3세’
절름대며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온 사내의 얼굴이 심술 맞다. 등은 굽었고, 비틀린 오른팔 아래로 쪼그라든 손이 덜렁댄다. 가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아버지(영화 ‘국제시장’),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재벌 3세에 맞서는 열혈 형사(영화 ‘베테랑’)는 온데간데없다. 배우 황정민이 무대에서 입은 인물은 곱사등이 왕. 그는 지난 11일 개막한 연극 ‘리차드 3세’에서 왕좌에 오르려 권모술수를 꾸미는 리차드 글로체스터로 변신했다. 작품은 장미전쟁이 벌어지던 15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