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가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며 촬영한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을 동물학대로 규정하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20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태종 이방원’ 측에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오전에 전달했다”면서 “KBS의 회신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활동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같은 날 당시 촬영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고 KBS의 동물 학대를 규탄했다. 영상 속 말은 발목에 와이어를 묶은 채 달리다 와이어 길이가 다한 지점에서 강제로 고꾸라졌다. 넘어진 말과 스턴트 배우 모두 곧장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 충격을 입은 모습이다.
연대는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 촬영이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에 경악했다”면서 “이런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 및 게시하는 것도 동물학대 범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라면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상이 확산되며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글이 올라오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한 시청자가 말의 안전 상태를 확인해달라며 올린 청원은 20일 오후 2시 기준 5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동물자유연대도 추가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연대 관계자는 “동물과 함께 방송 촬영 시 수행해야 할 안전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제도적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한 만큼 청와대에 국민 청원을 올리려 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위험한 촬영이 있을 때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더미를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방송국의 안일함으로 이어진 오랜 관행을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측은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