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한겨울 동해안에 명태가 사라지고 양미리가 급감한 대신 복어가 대량으로 잡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속초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12월 25일이후 속초연안을 중심으로 복어 어군이 형성되면서 경북 동해안으로 이동조업에 나섰던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까지 복어잡이를 위해 돌아와 밤만 되면 집어등 불빛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때아닌 난류성 고급 어종인 복어의 대량 출현은 연안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복어가 올라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복어는 속초 연안 20마일 해상 부근에서 어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달 들어 속초지역에서 채낚기 어선 40∼50여척이 조업에 나서 활어로 위판된 복어는 4700여㎏에 달하고 있다. 복어값도 ㎏당 1만원대로 형성돼 어한기 어민들에게 짭짤한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반해 양미리 위판량은 모두 88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7t에 비해 300여t이나 감소했다.
또 수온이 상승하면서 최근 4∼5년 동안 동해안의 주 어종이던 명태가 자취를 감춰 이젠 지방태를 거의 구경할 수 없게 됐다.
수협 관계자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 배를 묶어놓고 놀거나 남해안까지 이동조업에 나서야 했는데, 대신 복어가 잡히는 바람에 놀 틈이 없어졌으니 말 그대로 복 있는 고기”라며 “오징어와 습성이 비슷해 밤마다 집어등을 켜놓고 외줄낚시로 잡아올린다”고 말했다. 속초= 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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