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서울에 사는 J씨(69)는 최근 우체국 직원이라는 사람에게 신용카드가 반송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J씨가 카드 신청사실이 없다고 하자 상대방은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경찰에 신고해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어 전화를 걸어온 경찰이라는 사람은 계좌보호조치를 위해 현금지급기에서 특정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말했다. 950만원을 송금한 J씨는 뒤늦게 사기임을 알고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돈을 찾을 수는 없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우체국 직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전화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자 우정사업본부가 대책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2006년 6월 처음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사기범들이 콜센터 및 서버를 중국에 두고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본은 19일 ‘우정사업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해 홍보활동 강화, 기관간·부서간 공조체제 확립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체국 직원 및 우체국 사칭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접수 건수는 우본이 지난해 4월 공식 집계를 시작한 이래 매월 수만건씩 총 23만7277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우본은 우체국 창구, 청사, 차량은 물론 택배 송달증, 우편물 도착통지서 등에도 안내문을 붙이기로 했다. 또 금융이체시에는 “고객님께서는 공공기관이나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고 이 거래를 하고 계십니까”라고 묻는 단계를 추가하기로 했다. 새로운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위해 금융감독원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우체국전화금융사기피해예방센터’도 설치할 방침이다.
아울러 우본은 고객들에게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한 우체국 사칭 전화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본은 “우체국에서는 우편물 도착, 반송에 대한 안내시 ARS를 이용하지 않으며, 안내는 문자메시지나 담당 집배원이 직접 전화해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민번호, 신용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 관련 사항은 절대 묻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기범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발신자표시가 없거나 030, 086 등 생소한 국제전화번호를 사용하므로 반드시 발신자 전화번호를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우본 관계자는 “국내 보이스피싱은 초기 국세청 등을 사칭해 돈을 송금토록 했지만 이후 우체국을 사칭해 택배·등기·신용카드 반송 등을 이유로 개인정보를 빼내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보이스피싱을 막을 기술적인 대책이나 대안이 없어 본인이 조심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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