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훈 경사 영결식 ‘눈물 바다’…조문행렬 이어져

김남훈 경사 영결식 ‘눈물 바다’…조문행렬 이어져

기사승인 2009-01-22 18:22:03

[쿠키 사회] 서울 용산 철거민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고 김남훈(31) 경사 영결식이 22일 서울 가락본동 경찰병원에서 엄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장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서울 시내 경찰서장, 동료 대원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김 청장은 대표 조사에서 “경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김남훈 동지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법 질서 확립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동료 대원들은 영결식 내내 눈물을 흘렸다. 영정 주변으로 국화 꽃이 쌓일 때 마다 유가족들 흐느낌도 커졌다. 무명의 경찰관이 김 경사 영전에 바친 편지는 읽는 경찰관들의 심금을 울렸다. ‘삼가 김남훈 경사의 영전에 바칩니다.

여기는 광화문’이라는 제목의 편지는 “수많은 경찰관 생명이 희생되고 있지만 멀리만 보이는 건전한 시위문화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고인은 누구를 위해 희생했고, 우리들은 누구를 위해 몸을 던져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유해가 운구되자 김 경사의 어머니 최정숙(58)씨는 관을 부여잡고 “우리 훈이가 왜 여기 있어”라며 오열했다. 김 청장은 운구 차량이 지나가자 거수 경례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해는 근무지였던 서울 방배동 서울경찰청 특공대 운동장을 한바퀴 돈 뒤 수원 화장터를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한편 철거민 사망자가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의 합동분향소 2곳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집도 철거돼 힘든 생활을 해왔다는 주부 강모(42)씨는 “사고 소식을 들은 후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남 일 같지 않아 조금이나마 위로를 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서울 한강로2가 사고 현장에 따로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는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 등이 잇따라 열렸다.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사건 현장에 유족 접근을 막은 것이나 유족 동의 없이 단 몇 시간 만에 시신 부검을 마친 것은 사건을 왜곡하려는 수순이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회원 60여명은 현장을 방문해 고인이 된 농성자들에게 추도문을 바치며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면서 갈 곳을 묻는 사람에게 국가가 폭력으로 대답하는 세상에 살게 됐다”고 비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조국현 양진영 기자
joylss@kmib.co.kr
김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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