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22일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 경찰의 농성진압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회원 김모씨 등 5명을 구속했다.
또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경찰 진압경위에 대한 수사에도 본격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25명 중 건물 옥상 망루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하거나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을 쏜 농성자들을 구속했다"면서 "화염병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구체적 증거도 부족해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속된 5명 중 전철연 회원은 3명, 세입자는 2명이며 전철연 회원 1명에 대한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상, 화염병사용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일반건조물 방화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들이 진압작전을 폈던 경찰 특공대를 화염병 등으로 위협했고,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망루 화재와도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철연 간부 중 이번 점거·농성 준비부터 실행단계까지 개입한 사람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 추가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백 서장을 상대로 경찰 특공대가 철거민 농성을 진압하게 된 경위와 경찰 내규·수칙 준수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앞으로 진압경위의 적법성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지만 최종 결재권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소환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은 "우리가 조사한 농성자들은 누구도 불을 붙인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은 객관적 증거 없이 경찰 진술에만 의존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는 경찰청장에 내정된 김 청장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23일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보내면 민심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사청문안 제출을 일단 미룬 뒤 적당한 사퇴 시점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선(先) 진상규명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론 추이에 따라 이르면 23일 내정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토록 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서윤경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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