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산 농성자, 치밀한 사전 준비”…망루안에선 무슨 일이?

경찰 “용산 농성자, 치밀한 사전 준비”…망루안에선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09-01-22 23:44:01
[쿠키 사회]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6명 중 박모씨를 제외한 5명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이들을 상대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등 외부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치밀한 사전준비=검찰은 용산세입자 대책위가 건물 점거 및 농성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11월 대책위 회원 6명은 1인당 1000만원씩 6000만원을 하나의 계좌에 모았고 올해 초에는 세입자 중 일부가 망루 조립방법을 3차례 배웠다는 사실이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장기농성에 대비해 20일치 생필품과 쇠톱, 유리구슬, 새총 등을 준비하고 화염병 400개와 염산병 50개를 제작하기도 했다.

구속된 김모씨 등은 당초 지난 18일 새벽 사고가 난 빌딩 진입을 시도했으나 장비가 고장나는 바람에 실패했고 이후 19일 새벽 건물 문을 부수고 건물진입에 성공했다. 건물진입 당시 LPG가스통, 생수, 쌀, 침구류, 발전기, 화염병 제조용 세녹스, 골프공 1만여개 등도 함께 가져간 뒤 가로·세로 6m, 높이 10m, 4층으로 된 망루를 설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점거과정이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됐다”면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순수한 투쟁이 아니라 변질된 흔적이 보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철연 간부 한명이 이번 점거농성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확보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또 계좌추적을 통해 전철연이 조달한 자금의 출처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망루안에서 무슨일이=검찰이 발부받은 구속영장에 따르면 경찰은 건물 내 계단을 통한 진압이 어려워지자 경찰특공대 13명을 태운 컨테이너를 건물 옥상으로 투입했다. 일부 농성자는 옥상에서 검거됐고 일부는 망루 안으로 도주했다.
특공대원들이 망루 쪽으로 접근하자 농성자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대원 2명은 방패로 막고 나머지 2명은 망루 1층 안으로 들어갔다. 망루진입에 성공한 특공대는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꺼가며 신속하게 2층과 3층을 접수했다.
농성자들이 좁은 공간에서 거세게 맞서자 대원들은 일단 1층으로 후퇴했다.

숨을 고른 대원들이 인원을 보강한 뒤 다시 3층까지 올라갔을 때 갑자기 화염병이 터지면서 불이 붙었고 3층에 있던 시너통이 ‘퍽’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망루에 불이 붙자 농성자 4명은 망루 4층에서 옥상으로 뛰어내렸고 대원들은 1층으로 빠져 나왔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대원 1명과 농성자 5명은 목숨을 잃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경택 기자
hsnam@kmib.co.kr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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