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29일 용산철거민대책위(철대위)측이 점거농성을 위해 모은 6000만원 중 일부가 수표로 인출된 것을 확인하고 이 돈이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남경남 의장에게 넘어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철대위가 6000만원 외에 또다른 자금을 모은 것으로 보고 이 돈의 모금 경위와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인출된 수표 흐름 추적=검찰은 6000만원이 입금된 김모(구속)씨 계좌 추적을 통해 그 가운데 일부가 수표로 인출돼 모처로 흘러들어간 점을 발견, 자금 흐름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자금이 전철연 또는 남씨 개인에게 건네졌는지 밝혀내는 것이 전철연 개입을 확인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된 용산철대위원장 이충연(37)씨는 그동안 다른 사람 명의의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해 온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상 등 혐의로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남씨가 그동안 재개발과 관련된 이권에 개입해 왔다는 일부 의혹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남씨가 철대위 자금과 함께 과거 다른 지역 철거민들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 발견될 경우 수사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참사로 구속된 김모씨 등 5명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화재원인 잠정결론=검찰은 화재 원인과 관련,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이 망루 안에 뿌려진 시너에 의해 점화된 것으로 잠정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확한 발화 시간 파악을 위해 9개 동영상을 분석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직전 망루 3∼4층 계단에 흘러내린 액체는 시너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발화 원인을 직접 제공한 사람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경찰의 진압작전 당시 망루 4층에서 저항하던 농성자들에게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속된 농성자들은 망루 안에서 화염병이 던져진 상황을 목격한 사실은 인정하되, 본인이 던졌다는 점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사회단체,추모집회 추진=전국 8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용산참사 추모 촛불집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말 추모대회를 열기로 했다. 다음달 1일에는 야3당 주최로 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경택 조국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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