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 쓴소리…“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짐이 되고 있다”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 쓴소리…“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짐이 되고 있다”

기사승인 2009-01-29 21:05:03

[쿠키 경제] 최근 돌연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장(사진)이 작심한 듯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원장은 지난 29일 연구위원들에게 보낸 이임사에서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한갓 쓸데없는 사치품 정도로 생각하는 왜곡된 실용 정신, 그러한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이제는 제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짐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에 연구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연구원을 ‘씽크탱크’(두뇌집단)가 아닌 ‘마우스 탱크’(Mouth Tank)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오류에서 찾기보다 홍보에서 찾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을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연구원이나 연구원장은 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아마 제거되어야 할 존재인 것 같다”며 외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재벌에게 은행을 주는 법률 개정안을 어떻게 ‘경제 살리기법’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정부의 거듭된 오판과 실정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리의 경제위기로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위기상황에 대한 판단마저 정책적으로 왜곡되고 수시로 번복돼 정책대응에도 실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서로 상충되는 정책이 남발되는것 같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연구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법에 규정된 원장의 임기를 부정하는 ‘법치 정부’의 이중잣대 앞에서 연구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