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초·중·고생은 물론 어린이들까지도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심신이 황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부모들과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의 권장희(45) 소장은 2일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 실태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활동했던 권 소장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심의위원으로 관여하면서 인터넷 게임의 폐해를 절감하고는 4년전 놀이미디어교육센터를 설립, 인터넷 게임 중독 예방교육 및 건전한 놀이문화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해 학부모, 학생, 교사, 청소년지도자 등을 상대로 실시한 관련 강연 횟수는 500회에 달한다.
권 소장은 인터넷 게임의 문제점으로 우선 폭력성을 꼽았다.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 상위 20개 가운데 60∼70%가 칼이나 총기류를 이용해 상대를 ‘때리고, 찌르고, 죽이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등급제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자유롭게 이런 게임에 접근하고 있다.
그는 어린 자녀들이 ‘메이플 스토리’나 ‘테일즈 런너’ 등 자극적이지 않은 게임을 한다고해서 안심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이들은 얼마지나지 않아 그런 게임에 싫증을 내고, 더 강한 자극을 찾는다”며 “아차 하는 사이에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게임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인터넷 게임의 중독성도 지적했다. 한번 재미를 붙이면 틈만 나면 컴퓨터 앞에 앉게 되고,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하고는 학교에 가서는 조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면 뇌에서 이성적 판단과 충동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인 전두엽이 망가져 산만하고, 참을성이 없고,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하기 쉽다고 경고했다.
권 소장은 중국, 싱가폴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셧다운제’(청소년들의 인터넷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제도)와 같은 안전장치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게임업체들의 로비와 청소년들의 반발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정부도 인터넷 게임을 산업진흥 측면에서 접근해 필요한 규제 도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면 자녀들과의 친밀한 관계 맺기를 통해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려 주거나 인터넷 이용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컴퓨터 시작 시기는 자기 조절능력이 길러질 때까지 가급적 늦추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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