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 침몰을 막아라… 한국은행 역할론 부상

‘한국호’ 침몰을 막아라… 한국은행 역할론 부상

기사승인 2009-02-08 17:38:01

[쿠키 경제]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강하고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진작을 위해 금리인하, 유동성 공급확대 등 특단의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올해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호’ 침몰을 막기 위한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경제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가능한 모든 카드를 놓고 정책효과 분석과 함께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

중앙은행, 적극적 역할론 부상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6일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더 자주 만나야 한다”며 “최근 영국, 유럽, 미국 등 모든 정부가 중앙은행과 협의하에 위기 관리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정책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은이 위기 대응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만 한국은행도 이제 외국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하는 조치를 봐서 통상적으로 해 오던 그런 것으로는 안되겠다고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금융기관 조사권과 검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한국은행법 개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금융시장에 적극 개입해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12일 금통위에서 금리인하외에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줄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정석 수석연구원은 8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경기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특단의 대책 강구해야

한은도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통화정책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오는 1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0.25∼0.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12월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출자한 금융기관에 대해 2조1000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올 1월에는 기업어음(CP) 등 단기 신용위험증권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장기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도 기업 등 실물부문에 돈이 흘러들지 않고 있다는데 한은의 고민이 있다. 정책금리 인하 효과가 시중의 단기금리에서 장기금리로 파급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차가 존재한다고 하지만 기업들의 ‘돈맥경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은행들이 대출채권 부실화를 우려해 대출을 꺼리고 있어 사실상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은행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지난달 30일 서울이코노미스트 조찬모임에서 “향후 금융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한층 더 위축될 경우에는 한은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보다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불안시에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기준금리 조정과 같은 정책수행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신용경색이 나타나는 부문에 대한 선별적인 자금 공급,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에 긴급자금 지원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법 제65조에는 금융통화위원 7명중 4명이상이 찬성하면 적격성을 부여한 자산을 담보로 개별 금융기관에 긴급대출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가의 당면한 과제인 경제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현재 금리인하만으로는 통화정책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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