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檢 “농성자 20명 기소·경찰 무혐의” 결론

[용산참사] 檢 “농성자 20명 기소·경찰 무혐의” 결론

기사승인 2009-02-09 17:53:04


[쿠키 사회] 철거민 농성자 5명과 경찰관 1명 등 6명의 생명을 앗아간 용산 참사에 대해 검찰이 농성자20명과 철거용역업체 7명 등 27명만을 기소하고 당시 진압작전에 투입됐거나 지휘한 경찰에 대해서는 형사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철거민 희생자 유가족과 관련단체, 야당은 편파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9일 용산참사 당시 건물 옥상 망루에서 경찰 진압작전에 저항하며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이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김모(44)씨 등 농성자 5명을 구속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농성자 20명 중 용산 4구역 세입자는 5명,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은 15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농성자 모두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화염병 투척을 사전에 모의, 실행에 옮긴 만큼 시너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진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공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에 대해서는 화재 발생과 직접 책임이 없고 경찰 특공대를 동원한 작전에서도 위법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화재가 경찰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발생한 만큼 경찰 진압작전이 화재와 인과 관계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화재 원인과 관련, 참사 당일 오전 7시19분쯤 경찰특공대가 망루에 2차 진입하기 직전 농성자들이 망루 4층에서 계단과 벽면에 시너를 뿌린 뒤 경찰이 올라오자 3층으로 던진 화염병이 시너로 옮겨붙어 순식간에 번졌다고 결론내렸다.

검찰은 또 참사 전날 경찰 소방호스를 망루에 분사하도록 지시하거나 이를 뿌린 철거용역업체 H사 본부장 허모(45)씨 등 2명과 폐자재를 태워 농성자 쪽으로 유독가스를 올려보낸 또다른 H사 직원 하모(43)씨 등 5명을 공동폭행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업체 직원이 물을 분사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용산경찰서장과 경비과장 등은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구속된 이충연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과 점거 농성에 관여한 전국철거민연합 남경남 의장, 치료 중인 농성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경찰청 최광화 대변인은 “경찰의 공권력 투입은 시민 안전과 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나 예기치 않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반발하며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했다. 국민일보 쿠키큐스 남혁상 김경택 기자
hsnam@kmib.co.kr

▶검“경찰진압 책임묻기 어렵다”“절단기에서 불이 붙었다는 주장 근거없다”

▶화재 직접 원인은 무엇? … ‘용산참사’ 법정 공방 예고
▶용산참사 7명 불구속기소
▶용산참사 농성자 20명 기소… 5명은 구속
▶용산참사는 철거민 화염병 투척때문.경찰책임없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