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자진사퇴 수순에 돌입했다. 지난달 20일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20일만이다.
김 내정자는 9일 오후 청와대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소집해 김 내정자 거취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의 자진 사퇴에는 여러가지 변수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으론 김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결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퇴를 하지 않고 버틸 경우 여론 및 야당의 거센 반발로 인해 자칫 ‘제2의 촛불’ 사태가 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2월 임시국회가 자칫 ‘용산 국회’로 변질돼 각종 개혁 입법 처리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자진 사퇴를 택한 배경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검찰이 용산참사 수사결과 발표에서 경찰 작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림으로써 일정 정도 경찰의 사기를 감안해줬다는 측면이 있다. 아울러 김 내정자 본인에게도 면죄부를 줌으로써 명예로운 자진 사퇴를 위한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청와대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게 자진 사퇴를 유도한 측면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지난 주말에는 김 내정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겠다는 보고서를 이 대통령에게 올렸다.
이 대통령은 김 내정자의 사퇴 기자회견 후 하루 이틀 심사숙고하는 모양새를 취한 뒤 의사를 존중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최종 결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여론 동향을 살펴본 뒤 최종 판단하겠지만 결국 수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따라 곧바로 후임 경찰청장 인선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으로는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내정자가 우선 거론되고 있지만 김 내정자와 같은 TK(대구·경북)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PK(부산·경남)에다 고려대 출신인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10일 공식 브리핑을 갖고 용산 참사와 관련한 재개발사업 개선대책을 발표한다. 국무총리실은 “권태신 총리실장이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재개발사업과 관련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을 발표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하윤해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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