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한수원 및 지식경제부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및 계좌추적 결과 등을 통해 미국의 밸브 공급업체 간부가 한수원 관계자에게 돈을 송금한 경로, 용처, 명목 등을 조사키로 했다. 또 밸브 구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한수원 관계자 200여명을 차례로 소환, 관여 정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 공여가 미국 쪽에서 이뤄져 외사부에 배당한 것”이라며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이고 적절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미 밸브 업체의 한 간부는 최근 해외 공기업에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2004년 4월 한수원 관계자에게 5만7600여달러를 송금했다”고 진술했고, 미 법무부는 이를 공식 발표했다. 지경부는 이후 조사에서 한수원이 2003년 3월∼2007년 8월 이 업체와 거래하면서 직원 200여명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한수원은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미 밸브 업체와의 뇌물 사건을 인지했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업체 신임 경영진이 한수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회사의 비정상적인 금전거래에 대해 자체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를 알리기 위해 해외 순회 중”이라고 전달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지난 8일에서야 “지난 1월부터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자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당시 밸브업체의 내부 감사자료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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