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유족회와 부상자회 등 5월 단체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14일부터 옛 도청 별관 전체를 대형 검은 천막으로 덮어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5·18유적지 원형보존 차원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위한 별관 철거에 반대하며 장기간 농성중인 대책위는 이날 천막 상단에 ‘이곳을 철거한답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대책위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막바지인 5월27일 새벽 시민군들이 계엄군에 마지막까지 항거하다가 14명이나 숨졌던 별관은 5·18유적지 중에서도 가장 의미가 깊은 장소”라며 “시민들에게 정확한 별관의 위치를 알리고 당시 숨진 시민군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천막을 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거반대’에서 한발 물러서기로 한 5월 단체가 ‘철거수용’ 입장을 우회적으로 알리기 위해 ‘천막 퍼포먼스’를 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월 단체와 문화전당 건립사업을 추진중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부터 별관의 철거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고 올들어 광주시와 지역구 박주선 국회의원 등이 ‘상징 조형물’ 건립안 등 적극 중재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5·18 단체 관계자는 “3개월 이상 계속된 문화전당 건립공사 지연으로 여론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5·18 단체 내부에서도 철거수용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며 “일부 반대 의견이 여전하지만 결국 ‘철거’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천막’을 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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