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명동성당은 16일 김수환 추기경의 문장(추기경을 나타내는 상징 기호가 그려진 깃발)이 조기로 내걸었다.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알리는 신호였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추모 발길
김 추기경의 시신은 오후 9시30분 서울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을 출발해 오후 10시30분쯤 명동성당에 도착했다.운구 차량이 성당 정문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시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성당 앞에는 '근조,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이라고 쓴 현수막이 내걸렸다. 명동성당 측은 "교황 선종 때처럼 유리관 안에 누운 추기경의 모습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분향소 마련에 착수했다.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명당성당을 찾아 김 추기경 선종을 애도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성당으로 달려왔다는 김우정(52·여)씨는 "하나님 나라에서 편히 쉬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회사원 유근호(40)씨도 "존경하는 분이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다. 이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며 애도했다. 믿는 종교가 없다는 김성환(31·회사원)씨는 "우리 시대의 큰 스승이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그 분이 말한 사랑과 용서가 이 땅에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조카 김병기(73)씨는 "고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숭고한 정신을 가진 분"이라며 "평소 주머니에 동전 한푼 없을 정도로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추기경이 최후까지 치료를 받았던 강남성모병원도 침통한 표정이었다. 최근 주기적으로 병문안을 했다는 송광섭 신부는 "마음이 한없이 아프다. 부모님 돌아가신 거 못지 않게 슬프다"고 말했다.
각계의 애도 물결
이명박 대통령은 "떠나는 순간까지 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추기경님의 뜻을 받들어 어려울 때 서로 사랑을 나누는 일에 함께하겠다"고 애도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키로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선종 소식을 접한 직후 곧바로 김 추기경을 조문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종교를 떠나 국가의 정신적인 한 기둥이셨던 김 추기경의 선종을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서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큰 역할을 했고 소외된 이들의 따뜻한 벗을 자처했다"고 애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우리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마다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던 나라의 큰 어른이고, 정신이셨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외신도 긴급 타전
AP통신은 '한국 최초의 가톨릭 주교 선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 추기경은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대표적인 인물이자 동아시아의 첫번째 추기경이었다"고 소개했다. 로이터통신은 "든든한 인권 수호자이자 수십년간 군부정권이 지배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강주화 김아진 기자
y27k@kmib.co.kr
▶유명인 성형수준 변신… "치아 교정 했을 뿐인데"
▶'당첨 소주' 따로 나돌아… "어쩐지 안보이더라"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공짜 휴대폰' 범람
▶제주 中高 학업성취도 전국 1위
▶김병현, 여권 분실로 대표팀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