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사상 최악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08년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 지수(2005년=100)는 78.5로 전년의 91.1에 비해 13.8% 하락했다. 이 지수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이 지수가 지난해 78.5라는 것은 같은 물량의 수출로 2005년에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지난해에는 78.5개만 수입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떨어진 것은 수출단가지수가 지난해 108.4로 전년의 103.8에 비해 4.4%가 올랐는데 비해 수입단가지수는 114.0에서 138.1로 21.1%나 뛰었기 때문이다.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04.4로 전년의 113.9에 비해 8.3% 하락했다. 이처럼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실질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제조업 생산 크게 위축
한국은행의 ‘글로벌 제조업 위축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이 세계 전 지역에서 위축되고 있으나 그동안 양호한 모습을 보였던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감소폭이 지난해 4분기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의 산업생산은 10월 -2.3%, 11월 -14.0%, 12월 -18.6% 등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증가율은 -9.2%로 1998년 3분기 -9.9% 이후 10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공산품에 대한 수요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및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성장둔화를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불안에 따른 자금 차입여건 악화 등으로 자동차, 기계, 선박 등 내구·자본재 등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는 것도 제조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구조조정 부진은 제조업 위축의 부담스런 요인이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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