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고 간 김 추기경,커다란 반향… 장기 기증 이어져

아낌없이 주고 간 김 추기경,커다란 반향… 장기 기증 이어져

기사승인 2009-02-18 23:13:01
[쿠키 사회] 김수환 추기경이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준 ‘아낌없는 사랑 실천’은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8일 명동성당 앞에 차려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록 부스에는 하루 동안 1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와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장기 기증 등록 엽서를 가져간 사람은 500명이 넘었다. 장기기증을 약속한 사람들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부산에서 고속철도(KTX)를 타고 와 조문한 뒤 장기기증을 약속한 사람, 김 추기경을 만나지 못했다는 죄스러움에
장기기증 약속으로 대신한 사람 등 연령을 불문하고 각계 각층이 찾았다.

온라인으로도 200건이 넘는 장기기증 신청이 접수됐다. 김 추기경 선종 직전 하루 평균 25건 정도 등록 건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인천에서 온 대학생 강모양(22)은 “김 추기경이 퍼트린 사랑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좋은 일에 동참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 선종을 본 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는 이모(61)씨 부부는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김 추기경이 몸으로 보여준 메시지가 가슴에 와닿았다. 잘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장기기증 등록을 했다”고 했다.

추기경의 선종은 삶과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바꾸고 있다. 퇴근길에 명동성당을 찾은 백경희(34·여)씨는 “김수환 추기경의 의연한 죽음을 닮고 싶다. 모든 것을 나눠준 뒤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이 기증한 안구 각막은 빛을 잃은 2명에게 이식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허영엽 신부는 “두 사람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된 것으로 안다”며 “고인이 자기를 통해 타인을 돕고 함께 나누기를 원하신 만큼 장기기증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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