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 전문 폴리티코는 21일 지난 12개월간의 워싱턴 정치 드라마를 중심으로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의상상, 감독상 후보를 발표했다. 오스카 시즌에 맞춰 내놓은 ‘패러디 정치 아카데미상’인 셈이다. ‘무비 스타만 상받으란 법 있느냐’는 게 선정 이유다.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을 미션 파서블로 승화시킨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올랐다. 암투병 아내를 극진히 간호해 애처가로 떴다가 바람 피운 것이 들통나 대외활동을 완전히 접은 존 에드워즈 전 민주당 예비경선 후보는 ‘투명인간(Hollow Man)’으로, 오바마의 상원의원직을 팔려고 했던 매관매직 주지사 라드 블라고예비치는 ‘그리스(Grease·탐욕 뇌물 등의 뜻)’로 역시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막판까지 살아남아 결국 국무장관직을 거머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첫 순위에 올랐다. 출연작은 ‘다이 하드(Die Hard-절대 포기하지 않는 고집센 사람이란 뜻)’. 아내 힐러리를 위해 꽁꽁 감춰뒀던 재단 기부자 명단까지 흔쾌히 공개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굿 와이프(The Good Wife·좋은 아내라는 뜻)’로, 데뷔 첫날 뉴욕 증시가 폭락해 혹평 받은 재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는 ‘크래쉬(Crash·충돌 혹은 ‘쾅’ 하는 소리)’로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의상상 후보에는 오바마 취임식 때 두딸의 의상을 맡은 의류업체 제이크루가 뽑혔다.
최고의 영예인 감독상은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팀과 오바마 대통령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신속한 경기부양에 명운을 건 오바마는 ‘러시아워(Rush Hour)’로, 폴슨·버냉키 팀은 ‘타이타닉(Titanic)’으로 워싱턴의 오스카를 노린다. 특히 폴슨·버냉키는 지난 한해 미 경제를 북극 바다 깊숙이 처박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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