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자 보호’ 비상령…경제난 가중되며 잇따라 납치

‘부녀자 보호’ 비상령…경제난 가중되며 잇따라 납치

기사승인 2009-02-26 21:35:02


[쿠키 사회]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부녀자 납치·살해와 제과점 여주인 납치 사건의 충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금품을 목적으로 부녀자를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여성들이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경제력이 크게 높아진 반면 범죄 대항력이 떨어져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6일 행당동에서 40대 부녀자를 납치한 2인조 강도를 붙잡았다. 피의자 김모(57)·최모(55)씨는 피해자 승용차를 이용해 납치한 뒤 가족에게 현금 1000만원을 요구했다. 최씨는 피해자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라는 점을 이용했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이날 오산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성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김모(25)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최모(31·여)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현금카드와 신용 카드를 빼앗아 총 268만원을 인출했다.

범죄자들이 부녀자를 범행 목표로 삼는 주된 이유는 여성들이 물리적·심리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데다 가족들이 해코지라도 당할까 봐 요구에 순순히 응하기 때문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힘이 떨어져 범죄자들이 사건 현장에서 범죄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가 여성일 경우 가족 입장에서도 요구에 잘 응한다"고 분석했다.

어린이의 경우 학교 등지에 폐쇄회로(CC) TV가 설치되고, 경찰 순찰 등이 강화되면서 접근하기 어려운 반면 부녀자는 심야시간대 아파트 주차장, 인적이 드문 버스 정류장 등에서 쉽게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범죄자들은 흉기로 위협해 곧바로 금품을 뺏거나 인질로 잡아 거액의 몸값을 뜯어내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 박경래 박사는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2000년 이후 강·절도 피해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남성을 역전했다"며 "그만큼 여성들이 범죄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대상 범죄를 막기 위해 외진 골목 등에 CCTV, 비상벨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취약지역에 경비원이나 순찰대원을 배치하는 '인적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감시가 허술한 지하 주차장이나 으슥한 도로 등에 혼자 다니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