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일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연쇄 회동을 통해 밤 늦게까지 막판 담판을 시도했지만 최대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오후 3시와 6시에 이어 밤 9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한 쟁점법안을 놓고 담판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한나라당은 대기업의 방송 지분참여 비율을 대폭 낮추는 수정안을 제시하며 미디어 관련법안의 처리 시기 명문화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처리시한을 못박지 말자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민주당측에 소위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참여가 문제가 된다면 이를 금지시키도록 하는 방안까지 제안을 했는데 민주당은 전혀 미동도
않는다"며 "설령 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직권상정 처리할 때 수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현행 방송법 개정안 중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사 최대지분 20% 조항을 0%로 수정,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사 진출을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방향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대표 회담이 결렬되자 김형오 국회의장은 밤 10시30분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에 나섰으나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김 의장은 미디어 관련법 등 쟁점법안 직권상정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의장은 "여야는 오늘 밤을 새우더라도 협상을 해야 한다"며 "만약 (타결이) 안 된다면 내일은 직권상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직권상정 대상과 관련해 "여당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야당에 의해 막히기 때문에 이것을 직권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 경제관련법을 비롯해 미디어 관련법안까지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의장은 "여야가 끝내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으로서 마지막 중재에 나설 수도 있다"며 2일 오후 예정된 본회의 개회 전까지 중재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저녁부터 김 의장의 직권상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야당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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